곁에 있을 땐 몰랐던
방안 가득한 향기
이젠 옆에 없는데
아직 곁에 있는 것 같아

아직은 좀 어색하고 괴로워
모든 걸 처음 보는 것 같아
아직은 좀 어색하고 괴로워
아무렇지 않게 돌아올 것 같단 말이야

밤은 참 빨리 와 멀뚱히 하루가 다 가버렸으니
인생은 참 허무해 어쩔 땐 내가 빈 껍질 같기도 하니까
가끔은 잘 삶은 골뱅이처럼 쉽게 빠져나올 것 같아
껍질에 딱 붙어있고 싶은데 꽉 쥐면 부서질까 두렵네

매일 난 바라지 두통 없는 삶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때마다
매일 난 바라지 두통 없는 삶
길고 긴 오늘을 끝내지 못할 때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거 나도 알아
다시 쌓을 수 없는거 나도 알아

우린 마주 앉아 너는 말하고
나는 너를 보고 마지막 말을 기다리는데

그립다는 말 하기 싫은데
볼 수 없을 때 그럴 때나 하는 말인거 그런거잖아

나는 아직 널 보낼 수 없는데 너의 눈을 바라보고싶은데

오늘따라 왜 하늘은 낮고 맑은지
끝을 보는 내 맘이 왜이리 후련한지
오늘따라 왜 태양은 날 짓누르는지
널 겨누는 내 눈이 떨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