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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연극 <코리올라너스> 박해성 연출가 인터뷰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탐구로 새로운 무대를 그리는 이가 있습니다. 연극 <코리올라너스>의 박해성 연출가인데요. 최근, CJ azit 대학로에 특별한 무대가 세워졌습니다.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낯선 무대 환경이죠. 고난도의 집중과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작업! 배우와 관객이 함께 완성하는 연극 <코리올라너스>의 박해성 연출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연극 코리올라너스 박해성 연출가

연극 코리올라너스 박해성 연출가

Q. 연극 <코리올라너스> 공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동료들과 여름 내내 고생하면서 만들었는데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고,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Q. 연극 <코리올라너스>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로마 공화정 초기를 배경으로 하는 셰익스피어 비극입니다. 배경과 세계관을 현재로 바꾸는 과정이 있었는데요. 현재화된 동시대적 세계관 안에서 반영웅이 시민 사회의 시선의 차이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입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영웅한테 감정이입이 될 수 있고, 영웅이 파국에 이르게 하는 시민 쪽에 감정이입이 될 수도 있죠.

연극 코리올라너스

연극 코리올라너스 리딩공연 중

Q. 연극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까?

A. 어떤 창작자가 자기 생각을 관객들에게 강요하고 관철시키는 게 아니라 관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시선과 철학, 가치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의도이자 목적입니다. 그래서 바라보는 관객의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극으로 읽힐 수도 있죠. 각각의 시민들이 자신의 가치판단과 철학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제안하는 내용입니다.


Q. 무대 구성과 영상 활용 등이 인상적인데요. 구현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A. 이 무대는 관객과 배우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컨셉입니다. 관객 자체가 배경이기도 하고, 작품에 참여하기도 하죠. 어느 자리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는데요. 각자가 자신의 판단에 의해 세상을 바라보도록 내용과 형식을 일치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어떤 관객에게는 다소 강도가 높은 자극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관객에게는 아주 입체적인 느낌이 될 수 있는 무대입니다.


Q. 어떻게 이런 무대를 실현해 냈는지 궁금합니다.

A. 대학로에 극장이 3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형식이 가능한 극장이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입니다. CJ azit 대학로에서 작업하게 됐는데요. 내용과 형식에 잘 맞는 공간을 만나게 돼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연극 코리올라너스 중

연극 코리올라너스 리딩공연 중

Q. 연출님에게 크리에이티브마인즈는 무엇인가요?

A. 저희 작품과 가장 잘 맞는 공간을 알게 됐고, 제안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마인즈에서 작품의 형식과 내용의 핵심을 잘 이해해 주셨죠. 형식과 내용에 이렇게 깊게 관심을 기울이는 작업은 흔치 않은데요. 전반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Q. 연출님에게 연극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A. 단 한 회차의 공연도 예측과 일치하지 않죠. 무언가를 완성해놓고 찍어내는 게 아니라 관객에 따라 공연이 전혀 달라지는데요. 매번 새롭게 시작하고 끝나면 소멸되는 허무한 작업인 것 같습니다. 그 허무함이 힘들 때도 있는데요. 연극 작업의 미덕이자 매력은 바로 그 허무함이 아닐까요?


Q. 공간의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극장에 대한, 공간에 대한 탐구를 아주 중요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공간에 대한 탐구,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예민하게 지켜보고 실험해 볼 예정입니다.

연극 코리올라너스 박해성 연출가

연극 코리올라너스 박해성 연출가


CJ azit 대학로의 변화가 무척이나 신선합니다. 객석과 무대로 나누어진 통상적인 형태가 아닌, 원형의 공연장으로 완성됐는데요. 360도 스크린을 통해 영상이 보이는 점도 무척 인상 깊습니다.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은 박해성 연출가의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데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CJ azit 대학로에서 많은 작품이 펼쳐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