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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우주 도킹 가족극’이 벌린 뮤지컬 새 판! <로빈> 리딩공연 현장 @CJ아지트 대학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신비로운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가족극인데요. 무한대의 시공간을 따뜻한 메시지로 아우른 걸작으로 꼽히고 있죠. 이런 창작물이 대학로 무대에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2018년 11월 6일 첫 막을 올린 뮤지컬 <로빈>의 이야기입니다.

작품은 CJ문화재단의 ‘2018년 스테이지업 뮤지컬 부문 선정작’입니다. 공모를 통해 리딩 공연으로 제작될 기회를 거머쥐었는데요. 작가 현지은과 작곡가 강소연의 완벽한 협업 시너지가 수많은 작품과의 경쟁을 뚫게 했죠. 그런 만큼 CJ아지트 대학로에 깊은 전율을 선사한 무대, 그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뮤지컬 로빈 리딩공연

<로빈>은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우주 벙커에 고립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버지 로빈, 정신장애를 겪는 사춘기 소녀 루나, 비서 로봇 레온의 관계를 통해 ‘사랑의 힘’을 일깨워주는데요. SF와 휴머니즘을 넘나들며 참신한 반전까지 선사하는 작품이죠.

뮤지컬 로빈의 세 배우들

무대 위에 선 뮤지컬 배우는 최호중, 최미소, 김의환입니다. 각각 로빈, 루나, 레온 역으로 분해 80분의 러닝타임을 빈틈없이 채웠습니다.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하면서도 조화로운 연기 호흡이 빛나는 무대를 보여줬죠.

자, 이제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파악은 완료됐습니다. 공연을 보기에 앞서, 먼저 미니 인터뷰로 <로빈>의 창작진과 주연 배우들을 만나볼까요?

작곡가 강소연과 작가 현지은, 서로에게 ‘플러스’가 된 조우

작곡가 강소연 작가 현지은

Q. 뮤지컬 무대에 펼쳐진 SF 가족극 장르는 최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창작적 영감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A. 어릴 때 봤던 영화들인 것 같아요. <가위손>이나 <바이센테니얼 맨> 같은 고전에서 시작됐어요. 두 작품 모두 인간과 인간이 아니라고 규정짓는 것들에 대한 관계를 그려요. 저에게는 이런 부분이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이런 관심이 <로빈>의 청사진을 그리게 해줬죠. (현지은)

Q. 작품을 준비할 때, 작가와 작곡가 관장에서 각각 어떤 부분에 무게를 뒀는지 궁금합니다.
A. 작품의 배경은 미래사회, 공간은 우주에요. 먼 미래의 이야기죠. 하지만 가족의 가치와 사랑의 의미는 시대를 초월해도 변하지 않잖아요. 우리는 사랑으로 인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느 정도의 희생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췄어요. (현지은)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극이잖아요. 서로 다른 느낌의 ‘우주’와 ‘가족’을 조화롭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죠. 전반적으로 시원한 신시사이저를 깔았고요. 여기에 따스한 첼로, 피아노, 플루트 등의 어쿠스틱 악기를 어우러지게 했죠. (강소연)

Q. 협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순간은 없었나요?
A.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어요. 각자 맡은 분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이성적인 판단에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최호중X최미소X김의환만의 ‘케미 방정식’

뮤지컬 로빈 리딩공연 세 배우 인터뷰

Q. <로빈>으로 첫 리딩공연의 무대를 장식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예감이 좋아요. 호흡이 잘 맞는 조합이거든요. 그래서 함께 무대에 서는 후배 미소와 의환이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2주간의 연습에 최대한의 몰입도를 발휘했죠. (최호중)

Q. 세 배우가 <로빈>이라는 작품에 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주라는 공간이 배경이에요. 이런 작품은 뮤지컬에서 처음 보는 소재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리딩공연을 준비하는 순간순간 다양한 빛으로 채워지는 무대를 보며 ‘참 예쁘다’고 느꼈었죠. (최미소)

Q. 시한부 아버지, 정신장애를 겪는 소녀, 비서 로봇까지 모두 평범하지 않은 배역이에요.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고심한 시간이 많을 것 같아요.
A. 저는 실제로 한 가정의 가장이에요. 2년차 초보 아빠죠. 그러다 보니 저절로 배역에 현실이입이 되더라고요. 미소를 진짜 딸처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최호중)

루나는 지구에서 자란 평범한 소녀가 아니에요. 별다른 사회생활 없이 우주에서 고립된 채로 성장했잖아요. 그래서 요새 18살 소녀들의 행동 양식을 따라 하려는 생각은 버렸어요. 오직 벙커 속 아빠, 로봇과의 관계에만 집중했죠. (최미소)

다큐멘터리를 보며 로봇에 관해 연구했어요. 어떤 과정을 통해 판단하고, 어떻게 대답한 후 명령을 수행하는지 분석했죠. 대사와 몸짓 하나하나 정확하고 치밀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김의환)

어느새 인터뷰가 마무리됐습니다. 창작진, 배우들이 작별 인사를 건네는데요. 숨 돌릴 틈 없이 어디론가 자리를 옮깁니다. 따라 나가 보니 지하 공연장으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대화만으로 들었던 <로빈>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무대, 코앞 객석에 앉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세련 • 따뜻 공존, 효과 2배 된 무대연출

뮤지컬 로빈 리딩공연 무대

객석 정 중앙에 앉아 무대를 응시합니다. 새파랗게 뿜어져 나오는 조명은 이미 우주의 한 공간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크기의 별빛들이 신비로움을 더하는데요. 바닥은 우주 벙커 속입니다. 전자 회로 구조와 다양한 화면을 비추는 TV들로 미래적인 느낌을 더했습니다.

뮤지컬 로빈 리딩공연 연주팀

작곡가가 말한 네 명의 연주가들도 보입니다. 우주를 귀로 들려줄 신시사이저가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데요. 그 옆에는 따스한 선율의 어쿠스틱 악기 소리도 함께 합니다. 플루트, 첼로, 피아노 소리가 아름답게 울려 퍼집니다.

궁합에 호연까지, 제대로 빛난 변신의 귀재들

최호중 최미소

부녀 호흡을 맞추는 최호중과 최미소입니다. 딸의 마음이 궁금해 일기장까지 열게 된 아빠 로빈. 그런 행동에 놀라 눈물을 글썽거리는 딸 루나로 분했습니다. 사춘기 딸을 애달픈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와 사랑스럽게 툴툴거리는 최미소의 모습이 공감대를 자극했죠.

김의환 배우

두 선배를 든든하게 보필한 막내 김의환도 눈에 들어옵니다. 로빈과 루나의 보모이자 비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 레온 역으로 변신했는데요. 얼굴의 분장은 기본이었습니다. 로봇 특유의 표정과 정확한 대사 처리가 남다른 싱크로율을 자랑했습니다.

반전 이은 진한 부성애의 습격, 관객석 울린 감동스토리

뮤지컬 로빈 커튼콜

로빈은 생각지도 못한 운명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자신과 관련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 루나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죠. 과연, 이 부녀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CJ아지트 대학로

지금까지 CJ문화재단의 ‘2018년 스테이지업 뮤지컬 부문 선정작’으로 탄생한 <로빈>의 현장을 전해드렸습니다. 서로의 다름으로 조화를 이룬 두 창작진,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세 주연배우, 몰입도를 더한 무대효과까지. 관객석을 감동의 물결로 물들일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리딩공연은 <로빈>을 시작으로 총 4편의 뮤지컬을 선보입니다. 11월 3주 <라루미에르>, 11월 4주 <블랙풀>, 11월 5주 <봄밤>이 순차적으로 베일을 벗을 예정인데요. 다음 작품은 또 어떤 무대로 찾아올지 벌써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다음 작품들의 리뷰 포스팅도 차례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