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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블라디보스톡에 깃털 좀 날리고 온 튠업 17기 전국비둘기연합! 브이록 페스티벌 엿보기

CJ문화재단 튠업 17기 전국비둘기연합의 전국순회공연 투어도라이바의 번외편이 펼쳐졌습니다. 록스타 예행연습의 현장이었는데요. 브이록 페스티벌(V-rox Festival) 헤드라이너로 착각할 만큼 많은 이들의 폭발적인 환호와 호응이 있었던 생생한 현장 후기를 지금 전해드립니다.  

전국비둘기연합,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하다!

러시아에 도착한 전국비둘기연합

러시아에 도착한 전국비둘기연합

올 여름 유난히 더운 서울을 떠나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했을 때 시원한 새벽 바람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어떤 공연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게 만드는 공기였습니다.  

DAY-1

메인스테이지 모습

메인스테이지 모습

사운드체크를 하러 ‘Ozzy bar’에 도착했을 때 공연장엔 무대도 없고 악기도 없었습니다. 사운드체크를 하기 위해 무대를 드럼 하나 겨우 올라갈 수준으로 설치했죠. 게다가 v-rox 메인스테이지랑 거리가 멀어서 ‘오늘 우리끼리만 재밌는 공연이 되겠다’라고 생각했는데요. 생각보다 괜찮은 무대 컨디션에 만족스러운 사운드체크를 마쳤습니다. 저녁 식사 후, 러시아 최고 인기 밴드인 ‘Mummy Troll’을 보러 메인스테이지에 갔습니다. 메인스테이지는 블라디보스톡 바다를 뒤로 등지고 크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서있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v-rox 스테이지

멀리서 바라본 v-rox 스테이지

국민 밴드답게 등장부터 남달랐던 ‘Mummy Troll’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그들이 ‘vladivostok 2000’을 부를 때 우리도 열심히 따라 불렀습니다. 작년 ‘Mummy Troll’ 20주년 기념 파티에 초대되었을 때 준비해 불렀던 곡이라 후렴구 가사는 입에 붙어있었죠. ‘Mummy Troll’공연이 끝나자 사람들이 우르르 빠졌습니다. 우리도 이제 공연을 할 시간이 다가와 다시 ‘Ozzy bar’로 넘어갔는데요.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고 예상했던 ‘Ozzy bar’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Ozzy Bar에서의 공연1

Ozzy Bar에서의 공연(1)

Ozzy Bar에서의 공연2

Ozzy Bar에서의 공연(2)

일본에서 날아온 ‘Uhnellys’는 우리랑 같은 2인조 밴드였는데요. 2인조 밴드끼리는 서로 알 수 없는 유대감이 있어 서로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Uhnellys’가 첫 번째 순서로 공연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신나게 뛰어 놀았습니다. 루프 스테이션을 이용해서 반복적인 사운드를 만들고 그 위에 랩을 부르는 스타일이었는데요. 저희도 덩달아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거렸죠. 어깨를 들썩거리는 와중에 ‘얘네 보다 사람들을 신나게 만들고 싶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 그들의 공연이 끝나고 우리가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Ozzy Bar에서 관객들과 함께하는 전국비둘기연합

Ozzy Bar에서 관객들과 함께

우리의 공연이 끝나고 클럽 밖에서 우리에게 사인을 받고 같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작년 공연하러 왔을 때 우리를 기억하고 다시 온 사람들은 친구들까지 데리고 왔는데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악수하고 포옹하면서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서로가 음악 하나로 가장 친한 친구가 돼 버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Ozzy bar’의 사장인 알렉시는 우리 공연이 좋았는지 자신의 자가용으로 우리를 숙소까지 데려다 주었죠.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을 시속 100km로 달리면서... 

DAY-2

무대에 올라선 전국비둘기연합

무대에 올라선 전국비둘기연합

비몽사몽으로 아침 8시에 잡혀있는 사운드체크를 하러 버스에 올랐고 눈을 떠보니 메인스테이지였습니다. 전 주에 지산 벨리록 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경험 때문인지 큰 야외무대가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운드체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죠. 해질 무렵 다시 찾은 메인스테이지에는 한국에서 같이 건너간 ‘루디스텔로’가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요. 사운드가 굉장히 잘 빠져서 우리 공연도 이렇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정적으로 공연 중인 전국비둘기연합

열정적으로 공연 중인 전국비둘기연합

해가 지면서 메인스테이지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우리의 공연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모두가 놀 준비가 돼있다는 듯 큰 환호를 받으며 첫 곡을 시작했는데요. 말도 통하지 않았고 우리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들도 전혀 개의치 않고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뛰어 놀았습니다. 

열정적으로 공연 중인 전국비둘기연합

열정적으로 공연 중인 전국비둘기연합

공연이 끝나자 Vrox 대표인 ‘Igor’가 대뜸 와서 포옹을 해주며 외친 한 마디는 “You’re so Fucking awesome!”. 무대를 내려오니 백스테이지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이자 거기 모여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는데요. 그쪽으로 다가가보니 전 날 보다 서 너 배는 많아 보이는 인파가 몰려있었습니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인을 받아갔죠. 핸드폰, 노트, 알 수 없는 영수증, 전비연 앨범과 부채, 손등, 손목, 팔, 목, 가슴 등등. 기분이 좋았습니다.  

DAY-3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중인 모습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중인 모습

원래 일정에 없던 공연이 생겨서 느즈막히 일어나 다시 사운드체크를 위해 공연장으로 나섰습니다. 가는 길마다 우리를 알아본 사람들과 같이 사진을 찍고 포옹을 하다 보니 ‘이러다 록스타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안 했다면 거짓말.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공연은 v-rox 기간 동안 뮤지션들의 점심과 저녁을 해결한 Cat&Clover 라는 뮤직펍이었습니다. 벽에는 지미 핸드릭스, 더 후, 퀸, 마이클 잭슨 같은 최고의 뮤지션들 앨범이 액자에 걸려 있었는데요. VIP룸에는 핑크플로이드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무대 위에 악기도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고가의 악기들이 배치되어 있었죠.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중인 모습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중인 모습

 그곳에서 작년에 왔을 때 사운드 엔지니어를 해준 ‘빠샤’를 다시 만났습니다. ‘빠샤’는 작년 잔다리에서 '루디스텔로' 공연을 보고 아쉬웠던 점이 있었고, 러시아에 돌아와 '루디스텔로'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사운드로 메이킹을 할지 생각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만큼 엔지니어로써 프라이드가 있고 디테일한 면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었는데요. 특히 그는 저음을 잘 다뤄서 사운드에 힘이 넘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전비연의 사운드를 잘 이해해준 덕분에 아무 걱정 없이 사운드 체크를 마치고 이번 러시아 일정에 마지막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잡힌 공연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함께 즐기고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후 팬들과 함께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후 팬들과 함께

3일간의 V-rox 보고 느낀 건 페스티벌을 만드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역할에 대한 프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러나지 않아도, 조금 시간이 걸려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찾고 노력하는 모습들. 그들 덕분에 우리는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친구가 될 수 있었죠.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후 팬들과 호흡하는 모습

뮤직펍 Cat&Clover에서 공연 후 팬들과 호흡하다

2016년 잔다리페스타에서 우연히 만난 v-rox 대표 Igor는 올 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뮤지션을 찾기 위해 홍대 전역에서 진행되는 잔다리페스타에 올 것입니다. 스스로 음악을 하는 많은 뮤지션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더 큰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을 보여줄 기회를 만들 수 있길!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끝난 후 인사를 건네는 모습

메인 스테이지에서 공연이 끝난 후 인사를 건네는 전비연

Thanks for Igor, Andy, Yana, Kate, Alina, Anna, Pasha, Nikita!


블라디보스톡 브이록 페스티벌을 사로잡고 돌아온 튠업 17기 전국비둘기연합의 생생한 후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어떠셨나요? 전국비둘기연합의 살짝 나사 풀린 공연을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들 텐데요. 투어 도라이바 파이널이 8월 26일 저녁 6시 CJ아지트 광흥창에서 펼쳐집니다.

전국비둘기연합 <투어 도라이바 파이널>

  • 일정: 2017년 8월 26일 18:00
  • 장소: CJ아지트 광흥창 
  • 예매 페이지 바로 가기: http://bit.ly/2w50q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