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스토리업 시나리오 작가부문 최종 심사평

 

해마다 열리는 스토리업 심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한 달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작품을 꼼꼼히 읽고 열띤 토론을 하며 심사위원 또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예심을 통과한 49작품 중 22편을 선정하여 면접심사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를 통해 작가들의 창작에 대한 열정과 기회에 대한 절실함을 보며 심사위원들도 초심을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품들의 수준이 모두 뛰어난데다 장점들이 뚜렷했기 때문에 최종 10편을 선정하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작가들의 절박함과 절실함을 잘 알기에 선정된 열 분에게는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드리고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분께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작가들이 창조해낸 세계와 인물을 관객보다 먼저 만나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스토리업 지원을 받게 될 작품뿐만 아니라 아쉽게 함께 하지 못한 작품들 모두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산을 넘으려다 불면으로 지새우는 밤도 있을 것이고 길을 잃고 가시밭을 헤매는 일도 허다할 것입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사위원은 이렇게 바꿔보고 싶습니다. 재능 있는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재능 있는 것이라고

이번 응모를 통해 스토리업과 인연을 맺은 모든 작가 분들 모두 끈질긴 투쟁심과 생명력으로 살아남길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새로운 한국영화를 고대하고 있는 관객들과 본인 스스로에게 큰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공모전에 지원해주신 모든 작가 분들의 건필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2018 스토리업 본심 심사위원 일동-

 

 

최종 선정 작품 심사평

(접수번호순)

 

오피스텔

차분하게 시나리오를 완성해 나갈 역량이 보인다. 여성이 느낄 수 있는 시의성 있는 공포감이 좋았다.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조합이 장점이면서도 아직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듯하다. 이야기의 축을 정하여 불필요한 부분들을 정리하면 더 몰입도 높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악마를 만드는 사람들

작가의 글쓰는 능력과 이야기 구조가 좋아서 발전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복잡한 사건을 잘 구성하였다. 빵조각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서서히 진실에 도달하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작가가 관객을 앞장서서 끌고 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관객을 앞세우기도 하는 밀당이 필요해 보인다. 서서히 진실에 다가가면서 주인공의 딜레마가 더욱 커져야 할 듯하다. 연희와 요한의 관계는 조금 더 정리되어야 한다.

 

위장

힘이 느껴지는 뚝심 있는 이야기였다.대중영화에서 보여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풍부하게 펼쳐져 있어 재미는 가득하나 좀 더 가지런하고 설득력 있게 정리하여 카타르시스를 키울 필요가 있다.기시감이 든다는 약점을 앞으로 극복해 간다면 더 좋을 듯.

 

Reach- 주먹이 닿는 거리

두 소녀의 캐릭터에 서서히 몰입해서 마지막엔 특별한 감정이 생긴다. 재미있고 구성도 탄탄 하지만 이렇다할 갈등과 결말 없이 경기 장면으로 마무리 되는 점이 아쉽다. 두 소녀가 실제로 닿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 서로의 눈 안에 생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부딪칠 수 있는 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

 

기막힌 동거

코믹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장르의 조합이 신선했다. 캐릭터 셋의 조화가 좋고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오는 재미가 뛰어났다. 코미디를 더욱 강화하면 유쾌함 가득한 소동극이 탄생할 듯하다. 하지만 아무리 코미디라 해도 모든 것이 용서되지는 않는다. 최소한의 윤리문제는 해결해야 관객들의 호응을 더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알레

소재가 신선하고 전개도 안정적이어서 캐릭터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주인공 장미의 성장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학교와 스포츠가 조합된 스포콘 장르의 다른 영화들과 차별되는 지점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있는 이야기였고 장르에서 나올 수 있는 매력을 잘 뽑아내었다. 관음이 만행하는 요즘과 잘 어울리고 전개가 안정적이다. 그러나 절정에서 제대로 된 해소가 아쉽다. 극 후반을 더욱 강화하길 기대한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충격이 회개로 이어질까. 그 회개가 이 중독을 끊어 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더 날카로운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할 듯.

 

수령

소재가 신선하고 형식미가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사극이지만 크게 벌려야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매력 있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다가 마지막 죽음의 비밀이 밝혀지면 조금 힘이 떨어진다. 해결해야 할 사건, 인물간의 갈등, 주인공의 딜레마를 더욱 강력한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럭키

소녀를 응원하며 읽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신선한 소재로 비쥬얼이 기대되지만 디스토피아적 느낌을 어떻게 한국화 할 것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작가가 유연하게 멘토링에 참여한다면 깔끔한 시나리오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돈벼락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어서 묵직한 드라마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다양한 서브플롯들이 있어서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개선하면 좋겠다. 작가의 깊고 오랜 생각을 존중하고 싶다. 깊게.. 넓게 .. 파내기를.

 

추가평

(접수번호 순)

 

○○○- 아침의 소리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상상력이 흥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매력적인 인물과 에피소드, 경쾌한 톤엔매너는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다. 현재의 상황을 투영시켜 묘사하는 절정부분을 잘 정리 한다면 상업영화의 시나리오로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

 

해○○○

긴장감과 공포심이 느껴지는 서늘한 여름영화로 잘 어울릴 작품이다. 생존을 위한 사투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물속에서의 단조로운 상황들이 장시간 지속되면 관객들에겐 고통스러울 수 있다. 다양한 재미가 필요해 보인다. 주인공이 생존해야만 하는 드라마적 상황을 만들어 주면 더 강력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강원○○○

지역 특성을 살린 범죄 사건이 흥미롭다. 사건의 발단 그리고 전개, 결말이 서로 잘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보완되면 좋겠다. 주인공이 보다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면 좋겠다.

 

견○○○

작가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소재가 가진 오락적인 요소를 살리면 좋은 상업영화가 될 수 있겠다. 한국영화에서 잘 나오지 않는 자동차액션 장면이 기대된다. '달린다'는 행위가 인물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표류기

적극적인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밀도 있는 트리트먼트가 완성되었다. 한국영화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소재의 이야기이다. 두 인물이 펼치는 바다에서의 생존을 위한 사투는 생생한 긴장감을 전달하고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구조는 세련되면서 몰입감을 높인다. 인물간의 갈등과 딜레마를 더욱 키웠다가 절정에서 해소시킨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정○○○

여러 인물들의 연쇄적인 불륜을 드러내는 플롯이 신선하다. 사랑과 불륜의 문제를 결혼과 인생으로 확장시키려는 주제의식도 매력적이다. 다만, 주인공(?) 재민의 이야기와 나머지 인물들의 이야기 비중을 어떻게 안배할 지 숙고가 필요하다. 오히려, 여러 명이 주인공인 다중플롯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연극이나 드라마로도 확장 가능한 잠재력 있는 이야기이다.

 

샤이닝○○○

진한 페이소스가 있어서 대중적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중년의 추억과 우정 그리고 청년들의 좌충우돌 속에서 큰 재미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예상 가능한 캐릭터와 전개방식이 올드하게 느껴진다. 이야기의 대전제라고 할 수 있는 치어리딩을 하게 되는 논리가 약한 것이 흠이다.

 

 

○○○- 53

주인공의 캐릭터가 좋다. 반항적이고 엉뚱하고 하지만 뚝심 있는.. 매력 있다. 주인공의 목표가 다른 것이 없을까 아쉽다. 그 나이에 맞는 설정일 수도 있으나 다른 이야기나 갈등을 견인하기엔 여백이 없는 작은 이유 같다. 팩트 하나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인내와 창의성이 남다르다.

 

○○○귀신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귀신의 콘셉이 매우 독특하다.

공포에 액션을 가미시켜 재미를 배가 시킬 수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기획이다. 다만, 귀신을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건지는 의문이다. 장르적으로 공포 영화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나 주제의식이 강조되는 스릴러가 중심인지를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한다면 신선한 혼합장르 영화로서 관객에게 훨씬 더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을 듯하다.

 

 

해피○○○

발상이 신선하고 전개가 거침없이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다섯 명의 캐릭터를 더욱 선명하고 개성 있게 만든다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들이 갖게 되는 초능력으로 인해 파생되는 에피소드가 조금 단조롭고 충분한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성급하게 파국을 맞아 결론으로 넘어간 것이 조금 아쉽다.

 

바이오○○○

통쾌하기도 하고. 정말 이런 일들이 이 현실에도 있었으면 싶을 만큼 몰입도와 호응 좋은 이야기이다. 캐릭터들도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단 하나. 어찌되었건 ‘살인’인데 그 살인 속에 ‘선한 의지’를 끼워 넣어 설득 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우려를 품게 됨에도 불구하고 가독성 높은 살벌 통쾌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2018 스토리업 심사위원 명단

예심심사위원 24인

곽중훈, 구승철, 구정아, 박태준, 안상훈, 안훈찬, 양종곤, 여미정, 오필진, 유병옥, 유은정, 윤기호, 이보라, 이성훈, 이정환, 임지영, 정필주, 조윤정, 조윤진, 진지현, 최윤진, 최은화, 한결, 홍용수

 

본심 심사위원 5인

길영민, 길종철, 유영아, 이경미, 이석훈